Travel/Canada

[캐나다여행,밴쿠버여행]#6 그랜빌 아일랜드

오틸리아 2016. 3. 2. 06:53

20160215 MON (PST기준)

#6 그랜빌 아일랜드

식탐 잔뜩 부리고 오고 싶었던, 비 오는 날의 그랜빌 아일랜드




 전날 마지막에 지나치게 긴장한 탓인지, 아니면 하루종일 걸어다닌 탓인지 다시 또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느즈막히 일어나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곳은 그랜빌 아일랜드! 다운타운에서 50번을 타면 10분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섬이다. 이 곳은 원래 공장과 창고가 있던 낡고 오래된 공장지대였는데, 1970년 개조를 해 다양한 숍과 레스토랑이 들어서며 관광지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개성이 뚜렷한 물건을 파는 작은 상점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며, 작은 장신구나 독창적인 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다. 뮤지컬과 콘서트 등을 상영하는 아트 클럽 극장도 있으며, 여름-6월 쯔음이라고 한다-에는 재즈 페스티벌이나 포크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하는 곳이다. 물론 나는 겨울에 방문했으니 이런 페스티벌 같은 건 볼 수 없지만, 겨울의 그랜빌 아일랜드는 밴쿠버의 겨울을 느끼기에 굉장히 좋은 곳이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100% 내 기준에서지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그랜빌 아일랜드 [Granville Island] (저스트고(Just go) 관광지, 시공사)



 버스를 혼자 처음 타 보는 거라, 내릴 곳을 놓치면 어떡하나 방송과 버스 등에 온 정신을 쏟고 타고 왔다. 그리고 내가 내릴 EB w 2 Ave NS Anderson St 정류장에 다다르자, Granville Island라고 친절하게 이야기 해 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사람들-누가 봐도 여행객인 것 같은-이 우르르 내리기 때문에 그다지 찾아 가는 길을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무튼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맞은편으로 길을 건너서 쭉 내려오면 다리 아래에 빨간 전광판으로 GRANVILLE ISLAND 라는 글씨가 보인다. 앞에는 친절하게 안내표시판도 나와있어서 혹시나 인포메이션이 문을 닫았을 때 왔거나 지도가 없는 사람들은 이 안내표시판을 찍어서 다니면 다니기에 조금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해서 아무것도 없이 구글맵만 들고 헤매고 다녔다-.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다보면, 왼쪽으로 요트 정박장이 보인다. 지인에게 듣기론 요트 자체도 비싸고, 정박해 놓을 장소를 빌리는 것과 정비하는 것 등 유지비도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는데. 비가 오는 소리도, 바다에 떨어지는 빗방울도 모두모두 너무 고요하고 차분해서 가만히 저기서 서 있기만 해도 좋았던 것 같다. 후에 비 오는 날 이 곳에 갔단 이야기를 했을 때, 맑은 날에 가면 좋은데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겨울에 밴쿠버에 가는 사람들은 비 오는 날의 밴쿠버를 만끽하고 왔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한국에 가면 이 비가 특히나 그리워질 것 같으니까.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곳은 음식점? 같은 거였던 것 같다. 생선 요리집 같은 거였는데, 꽤나 사람이 많았었다. 나는 아직 가 보지 않았지만.



 입구 쪽에는 KEG가 있다. 밴쿠버 다운타운에 있는 KEG와는 무척 다른느낌처럼 보였다. 안은 비슷하게 어두운 것 같긴 한데... 건물 외관 때문인가? 공장지대였었기 때문인지, 공장 건물을 개조한 것 같은 느낌이 난다. 비가 와서 그런지 약간은 어두워보이는 건물 색들이 예쁘다.




 비가 꽤 많이 왔던 날이었기 때문에, 많은 배들이 정박해있었다. 사람도 별로 없고. 덕분에 여기저기를 편하게 돌아다니며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었다. 날씨 좋은 날에 한번 더 와보고 싶게 만든 배와 바다와 잔디. 잔디 색도 사진보다 훨씬 더 푸르고 예뻤다. 비록 진흙이 신발 여기저기 묻었지만 그래도 괜히 더 산뜻하고 상쾌한 느낌이 들었던 풍경.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건물들의 색깔이 정말 예쁘다. 검게 보이는 젖은 나무 가지들이 꼭 벽에 그려놓은 그림같아 길을 걸으며 천천히 노래를 듣지 않고 걸어도 기분이 편안해졌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내가 욕심부리고 조급해 해 놓지 못하고 혼자 힘들어하던 것들이 차분히 정리가 되고, 여기 사람들의 여유를 나도 조금씩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문득 보인 빨간 등이 달린 하얀 나무가 보여 발걸음을 멈췄다. 중국 춘절을 맞아 중국식 붉은 등을 열매처럼 장식해 놓은 나무였다. 찍으려고 하면 차가 지나가고, 찍으려고 하면 사람이 지나가 꽤나 힘들게 찍은 사진.



 내부를 구경하기 전에 주위를 구경하기 위해 마켓 뒤로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발견한 보트 렌탈소. 뒤로 보이는 버라드 브릿지와 밴쿠버의 건물들 하나하나를 천천히 둘러보며 걷다가, 비가 점점 거세지기도 하고 배도 조금 고파져 건물 안을 구경하기로 했다. 먼저 간 건물은 NET LOFT. 아까 위의 건물 사진 중 진한 하늘색의 건물이다. 


 NET LOFT는 과일이나 야채를 파는 마켓이 아니라, 모자, 자기 등 각종 공예품과 잡화를 파는 곳이다. 옷을 파는 곳도 있고, 문구를 파는 곳도 있다. 안에 있는 모자가게에 갔는데 모자가 너무 예뻐서 사고 싶었으나 가격이 130불...이라 손을 덜덜 떨며 조심스럽게 놓고 나왔었던 기억이. 공장에서 찍어내는 게 아니라 그런 것 같다.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꽤 모자 퀄리티도 좋았고 색이나 모양이 예뻤어서, 살 걸 그랬다는 생각. 독특하고 다른데서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의 물건들이 많다. 이 곳의 가운데는 카페? 같은 게 있는데 작은 먹을거리, 커피와 다른 음료들을 팔고 있었다. 커피를 사먹었는 데 꽤 고소하고 맛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했지만 챠우더 폿 파이를 먹으러 갈 거기 때문에 패스. 천정이 유리로 되어있어 별다른 조명이 많지 않은 데도 안이 상당히 밝고, 분위기도 상당히 좋다. 아마 맑은 날이 었으면 저 위로 새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겠지! 외람된 말이지만, 저렇게 되있는 천정이 숙소 주방에도 있어 그 날 날씨를 알기 상당히 좋았던.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 구경을 좀 한 후, 마켓으로 향했다. 건물 사진 중 회색 지붕 건물이 이 곳인데, 한 쪽이 이렇게 예쁜 적갈색으로 칠해져 있다. 아마 눈에 띄는 색이라 처음 가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후에 맑은 날 주말 저녁 쯤에 갔을 땐, 이 곳에도 사람이 꽤 서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시나 비오는 평일 퇴근 시간 전이라 사람이 작다. 유리창 안으로 수북이 쌓인 과일과 채소들이 보인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채소들과 과일. 이걸 보면서 사람 많으면 누가 막 가져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저렇게 많이 쌓아놓으니 훨씬 더 맛있어 보인다는 것. 지인에게 -또-들은 바로는, 이 곳 사람들은 로컬 푸드나 이런 전통 마켓을 이용하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의 재래시장 보다 훨씬 크게 유지가 되는 거라고 한다. 물론 음식뿐만이 아니라 옷, 그림, 액세서리, 맥주 등 거의 모든 것들에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사실. 시장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주제를 벗어난 말이긴 하지만, 대표적으로 옷을 이야기 하자면 이 곳의 캐네디언 부유층은 명품보다 꽤 비싸고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개인 로컬 디자이너들의 옷을 사 입는 걸 훨씬 더 교양 있고 자랑스러워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는 이 곳에 백화점이나 큰 명품샵들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 후 부유한 중국인들이 들어오면서 명품샵이나 백화점들이 많이 생겨난 거라고.



 다시 그랜빌 아일랜드 마켓으로 돌아가서,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곳은 푸드코트? 같은 곳이다. 양 옆으로 타코, 타이음식, 베이커리 등이 늘어서 있고 가운데는 편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 사람이 정말 많은 것 같아 보였는데, 희한하게도 자리가 있었다는 신기한 사실. 물론 다른 사람이 앉아있어서 여기 앉아도 되는지 물어봐야 하긴 했지만, 흔쾌히 앉아도 된다며 맛있게 먹으라는 인사까지 해 주니 정말 하나도 불편하지 않게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영어를 잘 못하니 뭐라고 말을 걸어오면 대답을 버벅거린다는 게 -나만의- 문제였지만.



 푸드코트의 한 쪽 끝, 그러니까 아마 꽃집이 있는 쪽에 놓여져 있던 그랜빌 아일랜드 내의 극장 공연 관련 내용과 그랜빌 아일랜드 지도들. 앞쪽에 꾸며놓은 판이 귀여웠다. 나는 공연을 따로 보진 않았지만, 공연이 재밌다고 하니 저기서 스케쥴을 참고 해 공연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장 이 곳 저 곳을 구경하며 찍은 사진들. 어떤 블로그에서 과일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갔던 지라 블루베리를 좀 사 먹을까 하고 보고 있었는데 앞에 점원 언니가 맛있다며 갑자기 한 줌 쥐어서 먹어보라고 건네주었다. 놀라서 고맙다고 하고 먹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그 자리에서 생 블루베리를 작은 통으로 한 통 샀다. 위 사진 중 두 장은 꽤 유명한 찻집인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던 곳. 저렇게 벽면에 찻잎 통들이 놓여져 있다. 약간 해리포터가 생각나기도 했는데, 새로운 차를 시음해 볼 수 있게 해 줘 차를 조금 마시고, 앞에 보이는 카운터 뒤 쪽으로 가 차가 맛있다고 몇 마디 이야기도 나누었었다.



 중간 쯤인가, 문 옆쪽으로 있는 도넛 가게.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길래 뭐지?! 하고 나도 가서 서서 도넛을 하나 사 먹었다. 정말 맛있어 보이는 빵들이 너무너무 많았는데 다 사이즈가 너무 커서 도저히 혼자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라, Honey Dip 도넛만 하나 사고 아까 있던 푸드코트 테이블에 앉아서 가서 먹었다. 크리스피 크림?의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랑 비슷한 맛이었는데 훨씬 더 안이 촉촉하고 조금 더 밀도 있는 느낌. 그리고 더 달다. 내가 단 걸 정말 못 먹어서 그렇지, 맛있기는 정말 맛있었다. 단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것도 먹고 다른 것도 먹어보길.




 푸드코트 쪽의 문으로 나가면, 조그만한 광장? 공터? 같은 곳이 나온다. 이 곳에 서서 보면 맞은편으로는 밴쿠버가, 왼 쪽으로는 버라드 브릿지가, 오른쪽으로는 그랜빌 브릿지가 보인다. 야경을 구경하기도 굉장히 좋은 곳. 맨 아래의 사진에서 보이는 회색 건물이 바로 퍼블릭 마켓이다. 노란 색과 빨간색으로 칠해진 창문과 문들이 귀엽다. 창문이 크고 위쪽으로도 유리창이 크게 뚫려있기 때문에, 안으로 바깥의 햇빛이 많이 들어와서 좋다. 왼쪽에 보이는 흰 색 다리는 수상택시? 같은 걸 타는 곳이었던 것 같다.



 배가 고팠지만, 저녁을 먹긴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도넛을 하나 먹기도 했던 터라 챠우더 스프를 먹기 전 주변 구경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켓 바깥으로 나왔다. 그랜빌 아일랜드는 밴쿠버에 오면 꼭 들르는 관광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상품 샵 같은게 잘 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였던 곳. 코위천? 원주민에 관련된 물품도 상당히 많다. 안 쪽으로 들어가면 액세서리나 옷, 엽서, 문구, 머그컵, 드림캐쳐, 조각품 등 굉장히 다양하고 특이한 물건들이 많다. 구경하는 재미에 저기서도 꽤 오랜 시간을 둘러본 듯.



 밴쿠버와 그랜빌 아일랜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찾아 본 사람이라면 아마 보았을 것들이다. 오션 콘크리트 공장인데, 실제로 여기는 아직 운영중인 공장이라고 했다. 사실 공장은 기피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이 공장 같은 경우는 뒤 쪽으로 보이는 6개의 시멘트 사일로에 그려진 저 큰 '자이언츠(GIANTZ)'를 보러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흐리기도 하고,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을 때라 색이 선명하게 보이진 않았다. 공장 앞 쪽에는 콘크리트가 만들어지는 공정?같은 걸 알 수 있는 모형을 만들어 놨는데, 글쎄..오래 되기도 하고 공 색도... 난 잘 알아볼 수 없었던 것 같다.


▲ 사실 아무도 없는 길만 찍으려고 했는데, 절묘한 타이밍에 절묘한 위치에 계셨던 여자분.


▲ 옆에 에밀리 카 예술대학이 있기 때문인지 화방이 굉장히 크게 있었다.


▲ 에밀리 카 예술대학. 공장으로 사용하던 걸 개조해서 사용한다고 하는데 예술인의 느낌이 물씬.


▲ 소규모 갤러리와 샵들. 중간중간 카페도 있다.



 주변을 대충 구경하고, 슬슬 해도 지고 저녁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에 어느 블로그에서 봤던 챠우더 스프를 먹으러 마켓으로 향했다. A La Mode라는 가게인데, 아깐 꽉꽉 차 있던 스프들이 그 새 다들 어디갔는지 꽤 비어있어서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남아있었던 클램 챠우더 스프! 메뉴판에는 클램 챠우더 폿 파이(Clam Chowder Pot Pie)라고 적혀있다. 생각보다 크기도 크고 안에 조개도 많이 들어있어서 무척 맛있게 먹었었다. 가기 전에 한번 더 먹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한 메뉴 중 하나.



 스프를 먹고 난 후,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Granville Island Brewing으로 향했다. 시간을 잘 맞춰가면 견학도 할 수 있고 시즌 맥주를 먹어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날은 시간이 맞지 않아서 견학은 따로 못하고 그냥 시즌 맥주만 먹고 왔다.



 들어가서 조금 기다리면 직원이 와서 자리를 안내해 준다. 나는 간단하게 맥주만 마실 생각이었기 때문에 바 쪽으로 가서 앉았다.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닌데 시끌시끌하게 꽤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뭘 마셔야 될지 모르겠어서 뭐가 제일 대중적이냐고 물어보자 추천해 준 윈터 에일 맥주. Taster 사이즈를 하나 시켰다. 잘 못마시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했는데 오히려 달고 고소한 느낌이 훨씬 강하고 맛있었다. 한 잔 더 마실까 하다가 아직 주변을 더 둘러봐야 하므로, 간단하게 마신 후 팁과 함께 계산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Brewing 맞은 편에는 Kids Market이 있다. 옆 쪽의 빨간 컨테이너는 애완동물을 위한? 곳이었던 것 같은데 들어가보지 않았다. 오른쪽에 보이는 알록달록한 간판 아래의 문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장난감들에 나도 모르게 와! 하고 탄성을 내뱉았다.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사이에 설치된 관광안내책들. 필요한 지도는 여기서 찾으면 될 듯 하다.

▲ 뽑기로 뽑은 스폰지밥과 뚱이.

▲ 내가 2불을 날린 미니언 뽑기.


 Kids Market은 2층으로 되어있었는데, 2층에는 작은 오락실과 볼풀-1층에도 있다-,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스낵코너 같은 게 있었다. 오락실을 둘러보다 문득 보이는 스폰지밥 뽑기 기계에 -27살이지만-바로 달려가 1불씩 두번을 뽑았다. 모양은 좀 평범하진 않지만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에게 바로 사진을 보냈다.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 괜히 민망했다. 2층을 내려오는 길에 내가 갈 곳의 지도를 몇 개 챙기고 내려오자 저 멀리 노란 친구들이 보여, 또 무심코 2불을 넣고 미니언을 뽑으려고 했다. 물론 1분도 안되서 2불을 공중분해 시키고 불편한 마음으로 마켓을 나오면서 그래, 저걸 또 어떻게 챙겨가...라고 애써 나를 달랬다.



 해가 졌을까 싶어 밖으로 나왔는데,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았었다. 뒤 쪽으로 돌아가자 섯클리프 공원(Sutcliffe Park)이 있었다.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이 곳 저 곳 사진을 찍는데, 오리가 엄청 많았다. 날씨는 춥고 비는 계속 오고. 사실 이 땐 내가 여기까지 와서 왜 추위에 떨면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을 조금 하긴 했었다. 아무튼 얼마나 지났을까, 사진을 몇 장 찍다보니 슬슬 해가 져 아까 갔던 곳으로 야경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



 삼각대가 없기도 하고 -변명같지만-춥기도 해서, 사진들이 죄다...흔들려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야경이 훨씬 더 분위기 있었던 것 같은 느낌.



  맑은 날에도 한 번 더 와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비 오는 날에 오는 것도 나는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 곳, 그랜빌 아일랜드. 거기다 챠우더 스프를 먹기엔 사실 비 오는 날이 더 좋은 것 같다. 훨씬 따뜻한 느낌. 약간 해가 질 때쯤, 창 밖을 보면서 먹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단지 비가 올땐 다운타운보다 훨씬 추우니 옷은 꼭 따뜻하게 입고가야 한다는 것.